LG전자 노조위원장이 유럽 간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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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김종은 LG전자 유럽총괄 사장과 김영기 인사담당 부사장, 장석춘 노동조합 위원장 등 노사 대표 24명은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해러즈 백화점의 가전제품 매장을 찾았다. LG전자의 에어컨과 PDP TV·세탁기·전자렌지 등이 입점한 해러즈는 영국 최대 백화점이다. 노사 대표는 매장을 찾은 현지 고객들에게 “LG 브랜드 이미지가 어떠냐” “어떤 가전제품을 원하느냐” 등의 질문을 던지며 꼼꼼히 메모했다.

 경영진과 노조 간부가 함께 해외에 나가 이런 활동을 벌인 건 이례적이다. LG전자는 분기마다 ‘노경 협의회’라는 노사 간담회를 여는데 이를 처음으로 해외에서 연 것이다. 전명우 상무는 “해외 매출 비중이 80% 이상인 글로벌 기업으로서 노조도 수출품에 대한 해외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일정은 1~6일 5박 6일. 노사 대표단은 영국에 이어 폴란드 브로츠와프를 방문해 연초 완공된 LCD 패널, 디지털 TV 생산단지를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노조 간부들은 “폴란드 공장의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현장 전문가를 폴란드로 파견하는데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 진출의 교두보인 체코에서는 현지 주요 유통 시장과 판매법인들을 견학했다. 장석춘 노조위원장은 “유럽 고객들을 직접 대화하면서 고객중심적 사고가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느꼈다”며 “노조도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고 질좋은 상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은 사장은 “회사와 노조가 유럽 현지에서 글로벌 고객의 중요성과 현지화 전략의 필요성을 공유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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