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역대 최고용병 "나야 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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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프로농구 '12월의 선수'로 선정된 KCC의 찰스 민렌드(30)는 1997~98시즌 제이슨 윌리포드(전 나래), 2002~2003시즌의 마르커스 힉스(25)에 이어 외국인 선수로는 세번째 이달의 선수가 됐다. 이들 세 선수는 올 타임 베스트 외국인 선수로 꼽힐 만큼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이 중 윌리포드는 은퇴했고, 힉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허리 부상으로 퇴출됐다가 미국 콘티넨털 바스켓볼 어소시에이션(CBA) 소속 야키마 선킹스에 입단했다.

힉스는 엄청난 득점력을 앞세워 오리온스에 입단하자마자 팀을 2001~2002시즌 정상에 올렸고, 화려한 개인기로 시종일관 농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반면 민렌드는 당초 힉스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KCC를 공동 2위로 끌어올리며 팀의 주득점원으로 활약, 힉스 못잖은 선수로 대접받고 있다.

두 선수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들에 따라 다르다.

최인선 iTV 해설위원은 "기량은 힉스가 낫다"고 평가한다. 공격력이 강한 데다 패스에도 능해 단기전에서 이기려면 힉스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장기 레이스라면 민렌드도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특히 '궂은일'의 대명사인 리바운드가 매경기 두자릿수라는 점을 칭찬한다. 최위원은 "개인적으로는 민렌드에 호감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박수교 SBS 해설위원은 "공격력은 대등하지만 수비는 힉스가 낫다"고 단언한다. 특히 힉스의 가공할 블록슛이 상대 공격수의 골밑 침투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반면 팀플레이는 '흐름을 읽는' 민렌드가 우세하다는 평가다. 대체로 힉스가 우세하지만 KCC 신선우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이 그 차이를 메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힉스는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을 원하지만 실패할 경우 다시 한국 구단의 초청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민렌드도 KCC에서 재계약 제의를 받을 가능성이 크므로 다음 시즌 두 선수의 맞대결도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사이버 공간에서는 두 선수의 가상 대결이 쉬지 않고 벌어진다. 전문가 못잖은 네티즌들도 선뜻 한 선수의 손을 들어주지 못하고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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