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육상연합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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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달리기만큼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도 없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을 뿐더러 특별한 기구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허름한 운동복과 운동화 하나씩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 육상연합회(회장 김성대) 회원들은 그런 의미에서 다른 사람보다 하루를 2시간정도 더 즐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83년 60여명의 동호인이 모여 처음 모임을 가진 이래 회원들은 다른 사람들이 단잠을 즐기고 있을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달리고 뛰면서 자신들의 건강을 유지해 오고 있다.
코흘리개 꼬마부터 여든 노인에 이루기까지 연령층이 다양하고 사장님·회사원·상인·정비공·주부 등 직업도 각양각색이지만 건강을 지키겠다는 점만은 똑같다.
석촌호수 한강고수부지·올림픽공원 등 지루하지 않게 장소를 바꿔가며 모이는 이들은 맨손체조로 몸을 푼 다음 각자의 체력에 따라 속도와 운동량을 조절하면서 1시간 정도 달린다. 그러다 보면 등줄기에 땀이 흐르며 기분이 상쾌해지고 하루 일과가 기분 좋게 시작된다고 한다.
연합회 창립 때부터 줄곧 함께 운동하고 있는 최봉대(74·서울 잠실주공아파트 1단지 53동)할아버지는 『환갑을 넘기면서 체력이 약해져 운동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젊은이들 못지 않게 달릴 자신있다』면서 활짝 웃는다.
이 모임에는 5쌍의 부부가 포함돼 있는데 이의중(36·정비업)-김향순(32) 부부는 8살, 6살난 두 딸의 손목을 잡고 일가족이 4명이 함께 발을 맞춰 달린다.
운동하고 나면 의욕이 샘솟아 하루가 즐겁다는 것이 이씨 가족의 운동예찬론.
매월 3천원씩 회비를 내서 모임을 꾸려 나가는 회원들은 매월 20일 정기적으로 모여 훈련방법과 성과 등을 토론한다.
또 1년에 서너 차례 관악산·남한산성 등으로 소풍을 가는 등 화원들간의 친밀도가 어느 단체보다 높은 것이 송파 육상연합회의 자랑거리다.<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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