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남긴 「파바로티 공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예정보다 30분 지연/공연장 분위기소란/무성의한 앙코르송
○…6일 오후 7시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금세기 최고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초청 독창회가 연주회 내용·관객들의 매너에서 모두 수준이하의 공연 실적을 기록,「실망스런 공연」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음악공연이 가능한 음향장치인 아레나 시설도 돼있지 않은 체조경기장에서 1만5천명의 관객을 가득 채우고 마이크를 사용해 독창회를 한다는데서부터 말썽의 소지를 안고 있었던 이 독창회는 ▲예정시각보다 30분 늦은 공연시작과 관객들의 늑장 입장 ▲공연도중 플래시를 터뜨리는 등 관객들의 무질서한 매너 ▲파바로티 자신의 컨디션 난조 ▲성의없는 앙코르공연 등으로 전문음악인들로 하여금 『하나의 예술이 한사람에 의해 너무나 왜곡돼 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까지 일게 했다.
○…테너 임웅균씨는 『중간음·저음·피아니시모 부분의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파바로티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고 말하고 『이번 공연이 성악의 진수를 보여주는데는 미흡했다』고 평했다. 파바로티는 2부 공연도중 『여기 뭐가 잘못됐는데』하면서 마이크를 점검하는 등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을 정도. 레퍼터리면에서도 아쉬움이 많은 것으로 음악 관계자들은 지적. 30만달러나 들여 초빙해왔음을 상기할때 국내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공주는 잠들지 않고』 한곡쯤은 들어 있었어야 했다. 특히 3곡의 앙코르곡 가운데 푸치니작곡 『마농 레스코』중에서의 아리아는 무책임하다는 평을 들을 정도였으며,마지막 앙코르곡인 『오솔레미오』도 무성의하다는 비판이 일 정도.
○…예술적 평가를 거의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인 이번 파바로티 공연은 공연기획사들로 하여금 이름과 대중적 인기에만 연연해 무턱대고 비싼 개런티를 주고 초청해도 될 것인가를 심각하게 반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홍은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