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 다른 고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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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국민학교 2학년생 남자 아이를 둔 가정주부다.
1년 전부터 아이의 왼쪽 고환이 오른쪽에 비해 지나치게 차이가 나게 커지기 시작, 최근에는 왼쪽 고환이 쉽게 눈에 띌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아이가 자꾸만 콤플렉스를 느끼며 창피해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답>우선 고환만이 차이가 나는지, 고환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 껍질인 음낭이 커졌는지 살펴봐야 한다. 음낭이 커진 경우 고환·음낭 사이에 물이 차 있는 음낭 수종이 가장 흔하다.
태아는 임산부의 뱃속에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고환이 복막 일부와 함께 음낭으로 내려오는 발육과정을 거친다.
음낭수종은 이때 복막액이 음낭 안에 유입·잔류한 것으로 교통성·비교통성으로 나뉜다.
비교통성은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오면서 복막과의 연결이 바로 차단돼 유입된 복막액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고 교통성은 연결통로가 폐쇄되지 않아 복막액이 복막·음낭 사이를 돌아다니는 것으로 장이 복막 밖으로 유출되는 탈장현상까지 유발되기도 한다.
이 경우 음낭이 단단하게 만져지고 빛을 비추면 음낭으로 빛이 통과되면서 붉게 보인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법원에서 초음파검사를 하는게 좋다.
1세 이전까지는 저절로 회복될 수 있으나 그후에도 증상이 계속되는 아이들은 음낭 수종 절제술이라는 간단한 수술로 치료한다. 특히 교통성 음낭 수종이면서 탈장까지 나타나면 즉시 수술하는 것이 좋다.
고환만이 커진 경우 일단 고환 옆에 달린 부고환에 염증이 생긴 부고환염을 의심할 수 있다. 부고환염은 급성기엔 통증과 함께 고환이 부어있으며 만성기엔 부고환에 국한돼 딱딱한 덩어리가 생긴다.
이때 고열·통증과 함께 혈액 중 백혈구가 증가하고 소변 검사에서 염증 세포가 검출되며 항생제를 투여, 치료한다.
이밖에 비교적 드문 질환으로 고환 종양이 있는데 10세 이전의 소아와 20∼40세의 청장년 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증상은 고환이 크게 만져지고 대부분 통증이 없으며 시간이 경과되면서 더욱 커진다.
간혹 둔통을 느끼거나 하복부에 중압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를 위해선 고환 적출 술로 원인이 되는 종양을 제거하고 상태에 따라 방사선요법·후복막임파절 절제술 등을 병행한다. 【정리=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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