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에어로빅 강사 엄숙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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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취미-에어로빅, 직업-에어로빅 강사. 이쯤 되면 일도 생활도 즐거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엄숙영씨(29·올림픽 선수촌 스포츠센터)가 바로 이런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춤추기를 좋아했어요. 춤을 추면 신바람이 나거든요.』 엄씨는 『에어로빅 강사는 아무래도 천직 같다』고 말한다. 중·고교시절 엄씨는 현대무용에 심취했었다. 에어로빅은 서울상명여대 체육 교육과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접했다.
직업으로서 에어로빅 강사의 길로 접어든 것은 지난 88년 겨울. 현재의 스포츠센터에 취업하면서부터다. 만3년이라는 길지 않은 경력의 엄씨지만 그의 이름은 국내 에어로빅계에서 꽤 알려져 있다.
에어로빅 보급 초창기인 82∼86년 여대생으로 5년간(휴학1년) 엄씨는 KBS-TV의 아침체조 시간에 보조강사로 활약한 바도 있다. 그는 재학 기간은 물론 대학졸업 후에도 미국 등지의 에어로빅 캠프에 참가, 선진 에어로빅을 습득했다.
『에어로빅은 즐겁고 건강에 좋은 운동이에요. 하지만 잘못 습득할 경우 몸에 무리가 갈 수도 있지요.』 엄씨는 『올바른 에어로빅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에어로빅 지도자는 정확한 운동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 90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실시된 사회체육지도자 에어로빅 분야 자격증을 취득했다.
직장에서 엄씨의 하루는 에어로빅 지도와 프로그램 연구로 채워진다. 주부가 대부분인 강습생 지도는 하루평균 2시간 남짓. 나머지 시간은 효율적인 지도를 위한 동작 개발 등에 할애하고 있다.
『우리 나라 주부들은 변화무쌍(?)한 동작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음악에 맞춰 지루하지 않도록 다양한 동작을 개발합니다.』 엄씨는 교과서적인 동작을 바탕으로 무용작품·순수창작 등을 가미해 프로그램을 짠다. 모방·창작을 혼합해 그가 고안해 낸 에어로빅 프로그램은 수백 가지가 넘는다.
춤추는 즐거움 외에도 에어로빅을 지도하다 보면 적잖은 웃음거리가 항상 따른다. 뛰다가 넘어지는 일은 다반사고, 강사의 동작에 열중해 에어로빅 동작이 아닌 일상적인 움직임까지 따라하는 강습생이 있는가하면 힘이 들어 본인도 모르게 신음을 뱉어내기도 한다. 이럴 때면 강습장 전체가 한바탕 웃음바다로 변한다. 엄씨는 춤을 즐겨 에어로빅 강사가 되기까지 부모의 반대로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그 자신이 다소 야한 복장·동작 때문에 에어로빅 강사를 사시로 보는 일부시각이 있는 줄도 잘 알고 있다. 4녀 1남 중 셋째인 엄씨는 『(결혼)티킷은 이미 타놨다』며 남자만 구하면 된다고 건강한 웃음을 짓는다. 그의 월 평균 보수는 80만원 선.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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