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겨울올림픽 유치, 과테말라서 '대통령 삼국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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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과테말라에서 '대통령 삼국지'가 벌어진다.

2014년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려는 한국과 러시아.오스트리아 대통령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리는 남미 과테말라에 총출동, 국운을 건 일전을 벌인다.

로이터통신은 19일 과테말라 외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노무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하인즈 피셔 오스트리아 대통령이 7월 4일(현지시간) IOC 총회가 열리는 과테말라시티에서 겨울올림픽 유치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를 놓고 강원도 평창과 러시아 소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가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3국의 대통령이 모두 과테말라에 오는 것은 투표권이 있는 IOC 위원들의 마지막 표심을 잡기 위해서다. 이는 2012년 여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한 2005년 싱가포르 총회의 사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파리(프랑스).런던(영국).뉴욕(미국).마드리드(스페인)가 유치 경쟁을 했고, 현장에는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 힐러리 클린턴 미국 상원의원이 출동했었다. 당시 투표 직전까지 파리의 유치가 거의 결정적이라는 평이 돌았으나 결과는 런던의 역전승이었다. 이를 두고 주위에서는 블레어 총리의 '정치적 승리'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즉 블레어 총리는 총회 사흘 전부터 현장에서 진두지휘했으나 승리를 확신한 시라크 대통령은 총회 전날 저녁에야 도착,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를 희망한 세 도시는 여전히 팽팽한 양상이다. 평창유치위원회는 투표 직전에 예정돼 있는 세 도시의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3국 대통령의 활약 여부도 IOC 위원들의 투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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