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여성들만의 공간 가능성 탐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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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버지니아 울프가 창작자로서의 여성의 자의식을 소재로 쓴 에세이를 강연 극 형식의 모노드라마로 재구성한『자기만의 방』(극단 띠오빼빼)이 대학로 성좌소극장에서 30일까지 공연된다.
성차별이 엄 존하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들이 독자적인 창조공간을 마련하는 일이 과연 가능한가를 탐구하고 있는 작품이다.
울프의 원작은 그 골조만 유지한 채 극 전체가 주인공(이영란)의 강연과 자기고백으로 이루어진다.
가부장제 문화가 창조한 여성상으로 음향·심청에서 이화·애마부인까지 등장시켜 허구 속의 여성들인 그들이 남성문화의 산물임을 예리하게 비판한다.
여성의 삶이 창조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얼마나 힘겨운 조건들로 가득 차 있는가를 정직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나 관념 극의 형식 탓에 일종의 감정 배설로 전락할 위험 또한 안고 있다.
유숙렬 각색, 김상렬 연출. (747)2574.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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