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한 법적 조치 왜 못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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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중앙일보 10월20일자 1면 「자, 이제는…」에서 「웃돈 악습 뿌리뽑자」를 읽고 나의 경험을 적어본다.
나 역시 얼마 전 이사를 했다. 직장에 나가는 터라 「포장에서 이사까지」라고 선전하는 이삿짐 업체에 짐을 맡겼다.
견적을 뽑으러 왔을 때 분명히 이사갈곳이 3층이라 이야기했고, 그 사람은 짐은 밧줄로 옮기면 된다고 걱정 말라고 했다.
그러나 막상 이사를 오고 나서 그들은 이말 저말 해가며 은근히 불평하기 시작했고, 오는 동안 길이 막혀 점심이 늦어진 것도 마치 우리 탓 인양 얘기했다.
저녁까지 대접하고, 계약상에는 절대로 다른 비용을 안 받는다고 했지만 따로 적지 않은 돈을 주었고, 비위를 맞추느라 너무 피곤했다.
또 물 하마를 같이 포장해 모직바지·모직스커트에 얼룩이 진 것, 침대모서리가 떨어져 나갔지만 아무 말 못할 분위기였다. 결국 비용은 계약보다 훨씬 많이 나갔고 할말도 못하고 이사를 끝냈다.
이런 문제는 이사뿐만 아니라 우리주변에 너무 많다.
새벽(그리 이른 시간도 아닌데)에 공항으로 가자고 했더니 개인택시 모범운전사가 시내로 간다고 거절, 뒷 차를 탔더니 『왜 앞차 안 탔냐』 『앞차는 거절했는데 왜 내가 가야하냐』고 해 비행기 시간이 급하다고 했더니 그래도 안 가려고 해 차비를 더 주고 구걸하듯 타고 갔다.
이제는 정말 이런 웃돈거래는 없어져야 한다. 단호한 법적 조치를 해서라도 좀더 건전하고 기분 좋은 사회를 이루어나가야 할 때다. 이미경<서울중구태평로2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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