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배우 되는 게 꿈이죠〃|뛰는 직장인(2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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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출연진의 위험한 역할을 대행해 주는 「스턴트우먼」 강대석씨(25)는 여성불모지대인 스턴트 세계에 전문 스턴트우먼으로 첫발을 내디딘 사람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그의 역할은 드라마의 현실감과 박진감을 더해주는데 무시 못할 중요한 양념역할을 하고있어 더욱 관심을 모은다.
지난 91년 초부터 스턴트우먼으로 나선 강씨는 그동안 SBS에서 방송한 「여형사」에서 범인과 용감하게 싸우는 여형사반장 역할을 고정적으로 대행해 왔으며 역시 같은 방송의 「금잔화」, 「유심초」등에서도 폭력을 휘두르는 여자깡패 등의 역할을 실감나게 해치워 제작진들의 칭찬을 들었다.
그는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고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생각해 이에 선뜻 응했다』고 말했다. 그때까지 강씨는 진명여고를 졸업하고 한 회사에서 서류업무를 처리하는 평범한 여사원이었다.
고교 육상선수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갖가지 운동으로 가꾸어진 단단한 몸매가 돋보이는 그는 현재 합기도 및 태권도 2단의 실력을 소유하고 있다.
『「스턴트우먼」이 되려면 무엇보다 역경에 처해서도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을 보유해야한다』고 말하는 그는 『이와 함께 영화나 드라마의 흐름을 보고 스스로 가장 알맞고 스릴 있는 장면을 고안하고 연기할 수 있는 순발력이 뛰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 지난 91년 20여명의 「스턴트맨」들이 조직한 「와쓰」(WASS)팀의 홍일점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는데 팀원들과 함께 매일 새벽 체력연마를 위한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어느 역할을 맡아도 대역을 해주는「진짜 배우」이상의 연기를 해내야 한다』는 그는 스스로 만능의 대역이 되기 위해 그동안 패러글라이딩·로프타기·스킨다이빙 등을 배우는데 시간을 쪼개 썼다.
그가 가장 신경을 쓰는 일은 자신의 일에 「함정」처럼 도사리고 있는 갖가지 위험들.
동료들과 함께 최근 급류가 흐르는 계곡 사이에 로프를 걸어놓고 이를 통과하는 강 훈련을 받기도 했다는 그는 선후배들이 여러 가지로 배려를 해줘 아직은 별탈 없이 일을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한다.
현재로서는 자신의 모습을 가능한 한 많이 죽이고 완벽한 남의 모습이 돼야 잘 했다는 칭찬을 듣는 그지만 「만능의 스턴트우먼」을 거쳐 앞으로 관객 앞에 얼굴을 보이는 액션배우로 탈바꿈하는 꿈을 갖고 있다.
특별히 고정 출연하는 프로가 없으면 한 달에 2∼3차례 출연기회를 갖는다는 강씨의 월평균수입은 약 1백만원 수준. 현재 스턴트맨이나 스턴트우먼의 정확한 수치는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고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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