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6·25 사과할 필요 없다”/주한중국대사 발언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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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장팅옌(장정연) 주한중국대사의 6·25에 대한 유감표시 불필요 발언에 대해 비난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내 일부 고위관리들도 심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파문이 일 전망이다.
외무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10일 장 대사의 발언과 관련해 『대국으로서의 체면만 생각해 수교과정에서 나눈 얘기를 부인하고,주재국 외무장관의 발언을 정면으로 뒤집는 무례한 행동』이라며 『장 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발언경위에 대한 해명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관계기사 2,5면>
그러나 다른 한 관계자는 『당초 교섭과정에서 중국측은 불행하고 유감스러운 시기가 있었다는 것을 극복하자고는 했으나 6·25를 특정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해 한국정부의 발표가 다소 과장됐었음을 시인했다.
그는 또 장 대사의 직설적이고 강경한 표현이 중국 내부의 눈치를 본 발언이라고 해석,덮어줄 것을 주장해 외무부의 입장정리가 주목된다.
장 대사는 9일 오후 부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기자들과 회견을 갖고 수교과정에서 한국전쟁과 관련해 중국이 한국측에 「유감」을 표시했다는 보도는 근거가 없는 것이며 『유감을 표시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장 대사는 한중정상회담에서 핵문제를 중점논의 했다는 한국신문의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한반도의 핵문제는 여러 의제중 하나에 불과하며 중국측은 남북한 어느쪽이건 핵무기를 갖는 것을 찬성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정책을 설명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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