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지사 '40대 넥타이 부대' 만나다

중앙일보

입력

5일 오후 9시 서울 세종로의 한 호프집.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지지하는 40대 넥타이 부대가 모였다. 17일 출범하는 손 전 지사의 지지모임'선진평화연대'의 사무전문직 추진본부가 마련한 자리다. 100명 남짓 참석자들은 여러 그룹을 이뤘다. 손 전 지사의 적극 지지층부터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노사모에 유시민 지지자인데 참석했다"는 40대 가장, 1980년대 거리에서 최루탄을 맞고 피를 흘렸던 사람들, 그리고 그 시절을 외면했다는 부채의식을 지닌 이들이 한 데 어우러졌다. 손 전 지사의 표현대로 "혼란스러운 민주화 격동기에 자기 위치에서 참을 것은 참고, 개척할 것은 개척해 온 사람들"이다. 두 가지 공통점이 이들을 한 자리에 서게 했다. '反한나라 정서' 그리고 '손학규에게 거는 기대감'이다.

넥타이 부대를 맞는 손 전 지사는 각별했다. 공식 순서가 끝나기 무섭게 저고리를 벗어던졌다. 술병을 챙겨들고 참석자 하나하나를 찾아다니며 악수와 잔을 나눴다. '가능성'을 엿보는 듯했다. 실제로 넥타이 부대는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을 떠받치는 힘이다. 5월 30일 조인스 풍향계 조사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6.6%에 머문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은 40대 남성 응답자 사이에서 9.4%까지 올라간다. 30대 남성(10.3%)들은 더욱 적극적이다. 탈당(3월 19일) 전후 한 번도 '마의 10%벽'을 넘어서지 못한 손 전 지사에게 넥타이 부대는 '희망'을 점치게 한다. 예비 대선후보 중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겹치는 지지층이기도 하다. 범여권의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손 전 지사가 넥타이 부대와의 교감에 힘을 쏟는 이유다.

손 전 지사는 넥타이 부대의 지원 사격 속에 반전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인가. 지역 변수를 차치하면 '남성과 중산층'이 판세를 가를 것으로 관측되는 대선을 앞두고 넥타이 부대와 접촉면을 넓히려는 손 전 지사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박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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