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삶 보장하는 쌀 수매가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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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올 벼 수매가격과 수매량 결정의 열쇠가 되는 「9·15작황조사」를 계기로 정부·농민간에 논쟁의 불이 당겨질 예정이다.
각 매스컴에서는 올해 벼농사는 초기 가뭄에도 불구하고 12년 연속 풍년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번 태풍 테드의 북상으로 전남지역의 경우 총 경지면적 20만정보중 1만4천정보가 침수되거나 쓰러져 농민의 심정은 풍년과는 거리가 먼 현실이다.
추곡가의 진통을 예상하면서도 농민들은 수매가보다 수매량의 확대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올해 추곡수매량은 최소한 전체추곡생산량(약3천7백만섬)의 30%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말 작성한 양곡관리기금운용계획안을 보면 수매가 5%인상, 수매량 6백만섬을 계획하고 있어 농민들의 요구와는 거리가 너무나 먼 실정이다.
이같이 매년 수매가 결정을 위한 논쟁이 계속되어야 하는지, 또 농민들은 그때마다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지, 한번쯤 깊이 생각을 해야 한다고 본다. 바람직한 쌀 수매가를 되찾는 일은 농업의 균형발전과 농민의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농민들이 정부에 바라고 싶은 갓은 수매값과 수매량 초안을 만드는 농림수산부의 민간자문기구인 양곡유통위원회에서 조사하는 생산원가를 수매가에 반영해 주고, 현재농업구조조정사업이나 우루과이라운드에 대비한 노력 등으로 고조되고 있는 농민들의 의지를 꺾지 말고 좀더 북돋워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물가안정차원이나 연말께 있을 대통령선거로 인해 경제논리가 아닌 정당의 당리당략으로 추곡수매안이 정치쟁점화되어서는 안 된다.
송동석<전남순천시석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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