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천하' 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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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의 입지가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 상하이방(上海幇)의 핵심인 당 서열 6위의 황쥐(黃菊.69) 부총리가 2일 췌장암으로 사망함에 따라 후 주석의 최대 견제 세력이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 당내 요직에 후 주석의 직계로 분류되는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칭화(淸華)대학.안후이(安徽)성 출신들이 약진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올가을에 열릴 예정인 제17차 공산당 대회를 거치면서 후 주석의 영향력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2년 11월 장쩌민(江澤民)으로부터 총서기 직을 물려받은 뒤에도 후 주석의 권력은 확고하지 못했다. 장 주석 집권기에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상하이방이 요직을 꿰차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상하이방의 선두주자였던 천량위(陳良宇) 상하이 당서기가 비리 혐의로 전격 숙청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상하이방은 정치적으로 치명타를 입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3월 암 투병 사실이 공개된 황쥐 부총리가 결국 사망함으로써 상하이방의 위세는 사실상 소멸 위기에 처했다. 실제로 후 주석이 신임하는 우이(吳儀) 부총리가 진작부터 황쥐를 대신해 경제 정책을 주무르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올가을 열리는 17차 당대회를 겨냥해 지난해부터 성.직할시.자치구 당위원회의 개편작업을 진행해 왔다. 2일 장가오리(張高麗)가 톈진(天津)시 당서기에 당선되면서 주요 지역의 지도부 개편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대규모 당내 인사 개편작업을 거치면서 후 주석의 영향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후이성 지시(積溪)현이 고향인 후 주석은 칭화대 수리공정학과(1959~64년)를 졸업한 뒤 공청단 서기(82~85년)를 거쳤다. 이런 배경이 후 주석의 권력 기반을 구축하는 데 최근 들어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올가을 열릴 공산당대회에서는 상당폭의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병사한 황쥐 외에 연령 상한에 걸린 뤄간(羅干.72) 중앙정법위 서기와 우관정(吳官正.69)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의 퇴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사망한 황쥐 부총리 장쩌민 전 주석의 최측근

2일 사망한 황쥐(사진) 부총리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최측근이면서 장 주석의 퇴임 이후 실질적으로 상하이방(上海幇)을 이끌어 온 인물로서 당 서열 6위다. 2일 지병으로 사망했다. 69세.

1938년 9월 저장(浙江)성 자산(嘉善)에서 태어나 66년 3월 공산당에 입당했으며 칭화대 전기공정계열 전기제조학과를 졸업했다. 95년부터 2002년까지 중앙 정치국 위원과 상하이시 당서기를 역임했으며 2002년 11월 정치국 상무위원, 2003년 3월 부총리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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