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한줄] "민족은 역사적 현상의 하나일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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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민족이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믿고 있는 것처럼 불변의 고정적인 실체가 아닙니다. 민족은 역사에서 모든 것이 다 그러하듯이 성립, 발전, 좌절, 해체의 과정을 밟는 역사적 현상의 하나일 뿐이지요. 그것은 지난 20세기에 생겨나 발전하다가 지금쯤 전성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누가 뭐라 해도 점점 쇠약해질 것입니다. 자본과 노동의 국제이동이 얼마나 심해지고 있습니까."

-지난해 탈민족주의 관점에서 해방전후사를 조명해 논란이 일었던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을 쉽게 풀이한 '대한민국 이야기'(이영훈 지음, 기파랑, 326쪽, 1만3000원)에서.

"여행이 막힌 자는 여행의 그늘 아래 살아가니 여직 길 위에 있는 사람들아, 너무 외롭거나 아프지 마라. 세상 끝에 걸쳐 눈이 눈물처럼 빛나는 그대의 여행은 언젠가 끝날 것이다. 사라지지 말고 이 말을 가슴에 새겨다오. 오래오래 당신은 여행생활자다."

-세계 각지를 소개하되 정보를 소개하는 여행가이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찾아 나선 내밀한 에세이 '여행생활자'(유성용 지음, 갤리온, 360쪽, 1만2000원)에서.

"지금 우리들 대부분은 그리운 사람을 잊고 지내는 것 같습니다. 그리워할 겨를이 없다고 할까요, 아니면 그리워하는 마음을 잃었다고 할까요… 살기에 지쳐 허덕이다가도, 거친 세상사로 마음이 굳었을지라도 저리 눈이 부시게 푸른 날이면 제정신으로, 본디 그 마음자리로 돌아와 다시 사람으로 살아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귀농을 통해 건강한 삶의 방법을 일러주는 에세이집 '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하네'(이병철 지음, 이후, 276쪽, 1만2000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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