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온실가스 15개국 회의 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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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구 온난화 문제의 해결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미국이 보다 적극적인 해결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31일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온실가스 감축 장기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인도와 주요 유럽국가 등 세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15개국에 대해 올 연말 국제회의를 열 것을 제안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환경 관련 기술을 국가 간에 거래할 경우 관세를 줄이자는 제안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제안에 앞서 그동안 미국이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오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음주 독일에서 열리는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 회담에서는 지구 온난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회담을 주최하는 독일은 그동안 지구의 파멸을 막으려면 지구 전체의 온도가 현재보다 2도 이상 올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런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 지구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50년까지 1990년 수준의 절반으로 떨어져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은 독일의 이런 구체적인 제안은 거부하는 대신 주요 배출국들이 배출량 감축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열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환경 전문가들은 부시의 회견에 내용이 없다며 비판했다. 미 환경단체의 대니얼 웨이스는 "부시의 연설은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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