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비전있는 국회 됐으면”/정무1장관실 국회담당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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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행정부도 원칙 당당히 지켜야/장기공전 되는 국회 안타까워
행정부와 국회의 「가교」역할을 맡고있는 정무1장관실 국회담당 실무자인 신광식사무관(31)에겐 이번 정기국회의 의미가 남다르다.
90년 4월 행시합격과 함께 고 김동영정무1장관의 수행비서관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 올해초 대국회 담당실무자로 자리를 옮겨 신참사무관으로서의 패기있는 발걸음으로 두차례의 올 개원·임시국회(8월)를 준비해 왔으나 결과는 번번이 실망만 안겨줬다.
『장관 수행비서시절 간간이 목격했던 국회의 겉모습과는 다른 입법부의 본래모습을 실무자로서 체험한다』는 「초년병」 신 사무관은 여야 갈등에 따른 국회의 장기공전으로 자신은 국회와 행정부간의 미아신세라고 했다.
대신 국회 장기공전에 따른 행정부의 후유증이 실무자인 신 사무관에게 바로 전해져올 수 밖에 없다.
이번 정기국회에도 마찬가지지만 개원과 동시에 의사일정이 잡히지 않아 각 부처에서 『내일 국회일정이 어떻습니까』 『국정감사는 도대체 언제쯤 하게 됩니까』 등의 「하루살이」식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십여차례 이상씩 걸려와 답변에 곤욕을 치르는 실정.
또 초선의원이 유달리 많은 올 국회의 특성을 반영하듯 의욕에 넘친 초선의원들이 원구성이 미뤄지자 각 부처에 직접 국감자료를 요청,행정부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신 사무관은 『법적 문제는 있지만 4년동안 소관 상임위 의원이 미칠 「힘」을 고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부처의 고민을 어떻게 풀 수 있을 것인지 안타깝기까지 하다』고 털어놓는다.
『대선을 앞둔 시점이라 올 정기국회는 인기위주 발언과 폭로성 질의가 집중될 것이 불 보듯 한데 국회의 수위가 넘치지 않도록 행정의 수문을 조절해야 할 역할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손에 땀이 난다』는 신 사무관의 바람은 책임있고 비전을 제시해주는 국회와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본연의 원칙을 지켜가는 행정부의 모습이다.<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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