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몸싸움 “수라장”/한씨 구인 민주당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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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찰 철제셔터 따고 전격작전/한씨 머무르던 최고위원실 진입/의원들 떼밀려 실신·부상
한준수 전 연기군수에 대한 구인은 경찰의 민주당사 진입 4시간만에 이뤄졌다.
경찰의 야당당사 진입은 79년 YH사건이후 두번째다.
경찰은 오후 4시5분쯤 김동찬 대전지검 수사과장이 한씨에 대한 국회의원선거법 위반혐의의 구인영장을 제시한 뒤 정복의경 3백여명이 민주당사를 둘러싼 가운데 1차구인을 시도했으나 민주당측이 『회의를 한뒤 통보해주겠다』고 거절,구인에 실패했다.
오후 5시20분쯤 김 수사과장 등 수사관 3명이 2차로 당사에 들어가 당직자들과 면담하는 사이 의경 1백여명이 일제히 당사를 지키던 청년당원 50여명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며 정문 철제셔터를 따고 당사로 진입,한씨가 머무르던 4층 최고위원실 복도에서 당직자들과 대치했다.
경찰 진입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김재철 청년조사부장 등 27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당사를 점거한 경찰은 오후 6시쯤 한씨가 『추석연휴 이후 변호인과 협의해 자진출두하겠다』고 말하고 민주당측이 서울지검 서부지청·대전지검에 전화를 걸어 병력 철수를 요청하자 잠시 기다렸으나 오후 6시40분쯤 민주당이 이기택공동대표·한광옥사무총장 등 당직자 10여명이 모인 긴급회의 결가 『양심선언을 한 긴급 피난자를 우리 손으로 넘겨줄 수 없다』고 결정하자 오후 7시쯤 최고위원실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당직자 30여명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한명씩 밖으로 끌어냈으며 이 과정에서 대변인실의 베니어판 문짝 2개가 부서지고 책상 등 기물이 파손됐다.
경찰은 오후 8시쯤 최고위원실 문짝을 떼어내고 들어가 한씨를 둘러싸고 있던 20여명의 의원들과 대치하다 8시45분부터 의원들을 차례로 끌어낸후 9시20분쯤 한씨를 구인,대전으로 압송했다.
이 과정에서 김병오의원이 경찰에 떼밀려 실신하고 이경배비서실차장이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김영진·안동선의원도 부상했다. 당원들은 한씨가 밖으로 끌려나오자 의경들에게 물세례와 함께 깡통 등을 집어던졌고 『폭력경찰』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날의 구인소동으로 마포일대 교통이 다섯시간동안 전면 통제됐다.
민주당측은 지난달 31일 양심선언을 한 한씨를 국회의원회관에 보호하다 7일 검찰이 구인영장을 발부하자 당사로 옮겨 보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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