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클린턴 당락예상 “난형난제”/미 정치학자들의 대선 점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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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현직 장점·인플레 없어 유리 부시/인기 15% 앞질러 승리 확실 클린턴
미국대통령 선거를 불과 2개월 남겨놓고 과연 누가 당선될 것인가에 대한 점치기 대회가 지난주 미 시카고에서 열렸다.
이러한 점치기는 점쟁이들이나 점성술사들이 모여 예감과 주먹구구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미국정치학회 주최로 미국의 정치학자들 각자가 개발한 예측 모델을 들고 나와 과학적인 근거하에 11월선거의 결과를 나름대로 예측한 것이다.
이들의 예측모델은 과거 수십년간의 미국대통령 선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어느 요소가 대통령선거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는가를 연구해 개발되었기 때문에 나름으로는 각기 상당한 수준의 정확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모델에 따른 전망도 반반으로 엇갈려 11월 선거는 아직 누가 승리할 것인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결론만 내리고 헤어졌다.
아이오와대학의 정치학교수인 마이클 루이스 백이 개발한 모델은 지난 열한차례 선거에서 60년의 선거를 제외하고 열차례를 맞혀 신빙도가 높다.
이 모델에 의하면 부시대통령이 전체 투표자의 51.5%,선거인단 수로는 58%를 얻어 클린턴에게 신승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같은 결과는 트루먼대통령이 듀이후보를 이길 때보다도 더 아슬아슬한 차이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예일대학의 경제학교수인 레이 훼어는 자신이 개발한 경제변수 위주의 모델에 따를 경우 부시대통령이 55.7%의 지지를 얻어 지난번 선거때보다 오히려 더 승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에모리대학의 앨런 에이브러모비츠 정치학교수는 클린턴이 53.3%의 지지를 얻어 쉽게 당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의 모델은 지난 여섯차례의 대통령선거를 모두 맞혔으며 득표비율의 오차도 1.1%를 벗어나지 않은 정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역시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의 제임스 캠블 정치학교수가 개발한 모델에 의하면 클린턴이 30개주에서 승리해 선거인단의 3분의 2를 획득하는 낙승을 할 것이며 전체 투표로는 51.6%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모델은 50개주의 과거 투표행태를 통계적으로 처리해 개발한 것으로 각주의 투표를 정확하게 예측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지금까지의 투표행태,여론조사 등을 근거로 통계적인 자료에 의해 개발한 모델들도 부시와 클린턴중 누가 당선될 것인가에 엇갈린 전망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모델들이 대통령 당선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두개의 변수는 경제와 대통령의 대통령직 수행성공도.
경제의 경우는 선거가 있는 해의 상반기 경제 사정을,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는 선거가 있는 해의 7월 갤럽여론조사를 근거로 한 것이다.
이 두개의 변수로 볼때 부시가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 것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
금년 상반기 경제는 1%밖에 신장되지 않았고 지난 7월 부시의 직무평가에 대한 여론조사는 3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시가 승리한다고 예측한 학자들은 부시가 현직대통령이라는 점,부시에 대한 공화당원들의 지지가 73%에 이르고 있다는 점,인플레가 없다는 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에 클린턴의 승리를 주장한 학자들은 공화당 집권 13년이 국민들로 하여금 변화의 욕구를 불러 일으켜 부시는 현직대통령이라는 것이 오히려 감표요인이 될 것이며 현재와 같이 클린턴의 인기가 15%가량 앞지르고 있는 상황에서 역사가 변하지 않는한 클린턴의 승리는 보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워싱턴=문창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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