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004년 엔화절상 막기 실탄 2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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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무성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 절상을 저지하기 위해 내년에 외환시장에 개입할 준비자금을 올해의 두배까지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2일 재무성이 시장개입을 위해 조성할 수 있는 자금 한도를 내년 3월에 끝나는 올 회계연도에 1백조엔(약 9천3백억달러)으로 21조엔 더 늘리고, 내년 4월부터 시작하는 새 회계연도에는 1백40조엔으로 61조엔 추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총 17조8천억엔을 달러 매입에 쏟아부었지만 엔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10%가량 상승, 3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FT는 일본 당국이 이처럼 외환시장 개입을 위한 한도를 대폭 올림에 따라 유로화 등 기타 국가화폐들이 달러화 약세에 따른 부담을 더 안게 됐다고 분석했다.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강화 발표는 지난 9월 서방선진 7개국(G7)이 요청한 '보다 유연한 환율제도'와도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재무상은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여유가 없다는 항간의 소문을 일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니가키 재무상은 "환율은 안정적이고 경제의 기초체력을 반영하는 것이라야 한다"며 "일본 정부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엔화 절상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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