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평화협정 추진/정상회담 앞서/정전협정 전환 본격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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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남북통일에 새 전기 기대/정부 고위소식통/북한도 미와 「새 협정」 검토할듯
한중양국은 노태우대통령의 북경 방문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본격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고위소식통은 4일 정전협정 당사자인 중국과의 국교정상화가 이뤄짐에 따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일대 전기가 마련됐으며 중국측도 이에 원칙적으로 동감하고 있다고 밝히고 중국측은 한중간 협의가 이뤄지는대로 북한에 대해 핵개발 중지와 함께 이같은 뜻을 전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측도 미 일 등 서방국들과의 관계개선 등 현실적 필요성과 중국의 대한수교 등 상황변화에 따라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정전협정체제가 평화협정체제로 전환되면 평화통일에 큰 진전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고위소식통의 이같은 발언은 한국이 정전협정 조인에 참가하진 않았으나 중국과는 「전쟁당사자」인만큼 한중간의 「평화협정 체결은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크게 주목된다.
한중간에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정전협정 당사자인 북한­미국간에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소지가 크다.
평화협정으로의 대체는 지금까지 북한이 줄곧 주장해온 반면 한국과 미국이 반대해온 사안이다.
그런만큼 한미간에도 북한의 「핵개발포기」가 전제된다면 평화협정 체결을 수용할 수 있다는 쪽으로 긴밀한 협의가 진행된 것으로 관측된다.
한반도에서 평화체제가 구축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 한중수교로 경직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북한측에도 유연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남북관계의 진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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