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넘는 뼈 있는 미국산 쇠고기도 올 추석 때 들어올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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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25일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에서 미국이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를 인정받았고, 이에 따라 미국이 우리 정부에 자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개정협상을 요청해 왔다"며 "정부는 OIE 권고를 존중해 수입 위생조건 개정 협상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권 부총리는 구체적인 수입 재개 시점에 대해 "9월엔 수입 위생조건 개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 위생조건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8단계의 위험평가를 거쳐야 하는데, 앞으로 2~3개월 내에 평가를 마무리짓고 수입 위생조건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1~5단계의 위험평가는 미국이 쇠고기 수출 재개 희망을 통보하고 한국이 현지 도축장.사육장 등을 방문, 미국이 제시한 자료를 검증하는 단계다. 6단계부터 양국은 수입 위생조건을 개정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한다. 권 부총리는 "행정적인 절차인 1~5단계는 이미 축적된 자료 등을 활용,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수입 위생조건 협의가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시작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수입 위생조건을 둘러싸고 양국의 요구 수준이 너무 크게 차이가 나거나, 위험평가 과정에서 미국 검역 시스템에 중대한 결함이 발견될 경우 개방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위험평가를 통해 미국의 이력추적제를 점검하고, 위험을 적절히 관리하고 있는지 살피겠다"며 "미국 현지 조사에는 한우협회 등 생산자단체와 시민단체 등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미국 의회가 주장하는 쇠고기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연계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쇠고기 검역과 한.미 FTA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한국은 독자적인 평가 절차와 과학적 근거에 따라 협의한다는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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