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 “경영 변신”/임원 대폭 인사… 사업본부제 등 도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국내에서 가장 오랜 기업의 하나인 삼양사는 28일 주총을 열어 김상응대표이사 사장(46)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사업본부제를 도입하는 등 근래 드문 대폭임원승진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최근 상응씨의 형인 김상하삼양사회장(66)이 대한상의회장에 한중민간 경제협의회장까지 겸임하게 된 것을 계기로 삼양사는 물론 삼양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권을 보다 확고하게 위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내 기업에서 2세가 아닌 동생에게 경영권이 넘겨지는 것도 이례적이다.
삼양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최고의 기업인 삼양사가 그동안 섬유·식품·화학 등 재래업종에 안주하는 보수적 경영에 치우쳐 기업성장의 걸림돌이 됐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에 해외사업 및 기획관리 기능을 강화한데서 엿보이듯 앞으로 보다 공격적인 경영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사는 「돌다리도 두드리는」 경영방식 때문에 재무구조가 무척 건실한 반면 아직도 일제 시대부터 내려온 「참여」(부장) 「참사」(차·과장) 「주사」(대리) 등의 직급명칭이 쓰여질 정도의 보수적인 기업으로 유명하다.
신임 김 회장은 젊은 경영자답게 이미 지난해 12월 전북투자금융을 인수하고 올들어 4월과 7월 각각 의료기기와 소프트웨어사업(부산파이프와 ICM설립)에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 노력을 기울여 왔다.<홍승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