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민간경제협 회장 바뀐 속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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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무협 “인사문제로 갈등… 상공부가 골탕먹인 것” 불만
지난 26일 무역회관에서 창립총회를 가진 한중민간경제협의회의 주관단체가 당초 무역협회에서 총회 이틀을 앞두고 갑자기 대한상공회의소로 변경된데 대해 관련업계·단체내에서 뒷얘기가 무성하다.
한중민간경제협의회는 지난 1월 경제5단체장들이 『무협을 주관단체로,박용학무협회장을 초대회장으로 선임한다』는데 합의를 본데다 지난 7월에는 주무기관인 상공부도 이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24일 상공부가 『주관단체는 대한상의,초대회장은 김상하 상의회장』으로 갑자기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상공부는 『지난 82년이후 한·대만민간경제협력위원회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 회장이 또 한중민간경제협의회회장을 맡는 것은 한중수교로 대만정부가 한국과의 단교를 공식선언한 현재 상황에 적합지 않다』며 『상의는 베트남 등 8개 북방국가와의 민간경제협의회를 주관하고 있어 한중민간경제협의회의 주관단체로도 적합하다』고 해명했다.
또 박 회장은 다음달 대만에 「위문민간사절단」으로 파견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협의 입장은 크게 달라 『올들어 한국무역통신(주) 사장자리 등 인사문제로 우리와 갈등을 겪은 상공부가 사실상 골탕을 먹인 것』이라며 『회장만 바꾸면 되지 왜 주관단체까지 변경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박 회장도 이날 창립총회에서 임시의장을 맡은뒤 『지난 1년동안 중국을 두번 방문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해왔다』고 두번이나 발언해 많은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또 업계관계자들은 『상공부의 의견에 이해는 가지만 그동안 아무말이 없다가 갑자기 말을 갈아탄 것은 관련단체나 중국측에도 많은 혼란을 가져왔다』며 『민간경제계와 정부의 관계정립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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