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반납」국내참여사도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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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2개사 “선경 독단적 결정 승복 못한다”
선경그룹(회장 최종현)의 제2이동통신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한 국내외 15개업체가 26일 여당권의 압력에 의한 사업권 반납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와 반납작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선경의 반납방식 등 확실한 입장표명은 3∼4일 늦어져 주말께에나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선경그룹에 따르면 컨소시엄참여 외국회사중 홍콩의 허치슨 왐포아사가 이날 처음으로 반납에 반대한다는 공식입장을 통보해왔으며 미국의 GTE와 영국의 보다폰사도 이날중 같은 입장을 알려올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허치슨사는 『한국측은 국제 컨소시엄이 이번 사업에 참여했다는 점을 잊고 있는 것 같다』며 『법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는 선정이었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반납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으며 상관행을 어긴 만큼 소송 등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혀왔다.
또한 그동안 정부의 눈치가 보여 반응을 보이지 않던 럭키금성(계열 부산투자금융 참여)·한전·한국컴퓨터·대한교육보험 등 국내 참여 12개기업도 『우리가 한국실정을 감안해 반납에 동의해주면 외국사가 손해배상 소송을 내는 경우 선경과 함께 돈을 물어주어야 한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들 국내기업은 또한 『선경의 지분은 31%고 나머지 회사들이 69%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선경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선경은 이에 따라 수뇌부회의를 계속 갖고 있으나 묘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편 선경은 컨소시엄에서 선경이 빠져도 나머지 회사들로 컨소시엄은 계속 유지될 수 있는지를 체신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으나 지배주주가 빠지면 컨소시엄이 해체된 것으로 본다는 해석이 나와 단독반납이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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