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에 스노체인 감으세요!"
모스크바시(市) 당국이 최근 노후 연금생활자들에게 신발 바닥에 덧씌우는 소형 '스노체인'을 무료로 지급하고 있어 화제다. 허약한 노인들이 얼어붙은 겨울 빙판길에 미끄러져 중상을 당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데 따른 대책이다.
겨울철 자동차 타이어에 채우는 스노체인을 닮은 이 소형 장비는 2년 전 모스크바시 복지과가 장애인들에게 대량으로 보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겨울에는 8만5천명의 장애인들이 스노체인의 혜택을 봤다. 시는 올해부터는 장애인은 물론 노후 연금을 받는 모든 노인들에게로 지급 범위를 확대했다. 연금증만 제시하면 누구든 무료로 지급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노인들이 이처럼 열성적으로 스노체인을 찾는 것은 이를 원래의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시 당국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실제 외출시 신발에 스노체인을 착용하는 노인은 그리 많지 않다. 걷는 데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노인들이 굳이 '보급품'을 챙기는 가장 큰 이유는 이를 약국에 가져다 팔아 부수익을 챙기려는 것이다. 보통 50루블(약 2천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약국에서는 똑같은 제품을 두배가 넘는 가격에 판매한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