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교육 어릴때부터/버릇없이 굴어도 그저 흐뭇(자,이제는…2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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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9일 낮 12시30분 H호텔 뷔페식당.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단위의 손님 50명과 바이어인 듯한 외국인들로 자리가 가득찼다.
은은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내·외국인 손님들은 조용히 줄을 따라 움직이며 접시에 음식을 옮겨담았다. 갑자기 남매로 보이는 열살남짓의 아이 두명이 큰소리를 지르며 술래잡기라도 하듯 어른들 다리사이로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은 한결같이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고 일부는 부모가 왜 아이들을 막지않는지 이상스럽다는 듯 두리번거렸지만 얼마 떨어지지 않은 4인용 식탁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30대 후반의 부모는 애들이 대견스러운듯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 어머니는 음식을 접시에 가득 담아 자기 아이에게 강제로 먹이려고 했지만 아이는 투정만 부리다 울음까지 터뜨렸다.
『한국에는 식당은 물론이고 열차·비행기·극장 등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너무 막무가내예요. 일본도 그렇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공중질서에 대한 교육은 어릴때부터 하는 법인데….』 일본인 유학생 요시코양(26)의 말.
이 뷔페식당 종업원 김모양(24)은 혹시라고 아이들을 나무라면 부모들이 『왜 우리아이 기를 죽이느냐』며 야단이 난다고 했다.
이게 과연 올바른 자식사랑,제대로 된 교육인지 생각해볼 일이다.<김종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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