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취업문 더 좁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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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신이 내린 직장'들의 취업 문턱이 훨씬 높아질 전망이다.

21일 주요 공공기관에 따르면 올 하반기 공공기관의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줄어들 전망이다. 지역난방공사와 농촌공사, 환경관리공단 등은 채용 인원을 축소할 예정이며 토지공사는 올 3월 130명을 뽑은 뒤 추가 채용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2005년 18명을 뽑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채용 계획이 없다. 여기에다 토플.토익 등 어학 성적 문턱이 낮아지고 학력.나이 제한이 철폐되면서 공기업의 취업 경쟁률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신입사원 채용에 들어가는 도로공사의 경우 필기시험까지 치르는 실경쟁률이 예년의 10~15 대 1에서 100 대 1가량으로 최대 10배나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공항공사도 2만~3만 명의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공기업 채용 담당자들은 "어학 성적을 최종 합격 여부를 가리는 자료로 활용하지 말라는 예산처 권고에 따르다 보니 필기시험 경쟁률이 높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경쟁률이 치솟으면서 채용 비용도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상승할 조짐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올해 입사전형 비용만 줄잡아 1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공기관들은 입사전형 때 어학 최저 기준을 토익 700점 안팎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역난방공사나 강원랜드, 부산항만공사 등은 영어 성적을 아예 제외하려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수출입은행.KOTRA.관광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는 업무 성격상 토익 점수를 다른 기관보다 높게 잡을 전망이다. 공공기관들은 이 같은 영어 비중을 낮추는 대신 인성검사와 면접검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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