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검사 무더기 해임 불똥 곤잘러스 미 법무 낙마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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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에 이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아끼는 또 다른 측근인 앨버토 곤잘러스(사진) 법무장관이 물러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중진인 앨런 스펙터 상원의원은 20일 "상원에서 곤잘러스 장관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 표결이 이뤄지기 전 곤잘러스가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측근들이 잇따라 물러날 경우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여자친구를 승진시키고 연봉을 올려준 울포위츠를 보호하려 애썼으나 실패했다. 세계은행 이사회를 구성하는 25개국 중 다수가 부시 대통령의 호소를 묵살했기 때문이다.

부시는 지난해 말 공화당에 비판적인 연방검사 8명을 무더기로 해임한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으로부터 책임추궁을 당하고 있는 곤잘러스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는 "곤잘러스에게 책임이 없으며 그를 신임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상원의 다수당인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그를 불신임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상원 법사위원장을 지낸 스펙터 의원은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곤잘러스가 역사적으로 매우 드문 불신임 결의안 표결에 직면해 있음을 깨닫는다면 그가 역사적 오점을 피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그가 표결 전에 사임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곤잘러스에 대한 미국민의 여론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연방검사 해임과 관련한 여러 질문에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하는 등 무성의한 답변을 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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