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자리수「금」… "입추대길"|레슬링「금」 박장순 1점태클 분수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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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바르셀로나=특별취재단
레슬링 자유형 결승전이 벌어진 7일새벽(한국시간) 카탈루냐체육관은 남북한기가 잇따라 올려지는등 한민족의 투혼이 광채를 발한 순간이었다.
남북한이 모두 결승에오른 48kg급은 물론이거니와 74kg급의 박장순(박장순)도 자기가 전에 한번도 이겨본 적이없는(3전전패) 미국의 강자 먼데이를 맞아 줄기찬 공세를 편끝에 1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엮어내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날 체육관은 온통 한민족이 토해내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고 일부 스페인 관중들마저 덩달아 태극기를 흔들어대는등 「코레아」함성이 시종 끊일줄 몰랐다.
박장순과 결승에서 맞붙은 먼데이는 지난 서울올림픽과 89세졔선수권을 제패(91세계선수권 2위)한 벅찬 상대. 박장순은 유연성에 힘까지 겸비한 흑인 먼데이를 맞아 접전을 펼치다 종료15초전 먼데이가 방심한 허점을 파고들어 전광석화 같은 기습적인 다리태클로 1점을 따내 5분간의 사투를 황금색 금메달로 장식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가슴졸인 순간의연속.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38초만에 얻은 패시브를 공격에 연결시키지 못하고 1분30초쯤 오히려 패시브를 허용하는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황소같은 먼데이의 검은손이 박장순의 허리춤을 파고들며 뒤집기를 시도하는 순간 넘어가지 않으려고 매트에 달라붙는 박장순의 꽉다문 입은 차라리 아픔이었다.
그러나 체력이 안되면 정신력으로 버텨야 하는법. 시계는 종점을 향해 쉼없이 치닫고 경기는 자칫 연장전으로 빠져들 상황이었다. 이때가 종료 15초전. 그러나 박장순은 눈깜짝할사이 먼데이의 양쪽다리를 파고들며 강한 태클을 걸었고 지체없이 주심의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공중으로 펴지며 경기는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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