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푹 빠진 아이를 구하려면..."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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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는 것보다 게임하는 게 더 좋아요”
 밥을 먹는 것보다 인터넷 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아이들. 잠자는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 입만 열면 각종 게임 아이템과 레벨, 사이버 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2006년 정보통신부 발표에 따르면 3~5세 인터넷 사용자는 64.3%. 그 중 92%가 주로 게임을 한다. 더 놀라운 것은 유아기부터 접하는 온라인 게임의 대부분이 주먹과 칼, 심지어 총기를 사용해 상대방을 죽이는 잔인한 내용의 게임이라는 점이다.
한국 남자들의 경우 17세 이상이면 병역의무를 갖지만 사이버 시대의 아이들은 5세가 되기 전부터 전장으로 징집된다. 스타크래프트의 지휘관으로, 리니지의 전사로, 각종 전투에 징집돼 칼과 총으로 무장한 채 오로지 상대방을 죽이기 위해 애쓰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현실이다.
특히 유비쿼터스와 와이브로폰 등의 등장은 그동안 컴퓨터를 통해서만 게임을 하던 아이들이 차 안이나 길가에서까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을 둔 학부모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녀를 두고 외출할 때 마우스를 빼 가져나가거나 키보드를 차 트렁크에 넣는 등 부모들의 경계심은 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을 치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게임’이라는 욕망의 레이스를 질주하는 아이들에게 브레이크를 달아줄 수 있는 것은 부모 뿐이다. 윽박지르며 게임을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또 ‘스스로 선별하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조절할 수 있는 힘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선별할 수 있는 힘이다. 아이들이 접하는 미디어에서 유해하고 왜곡된 가치를 스스로 판단하고 걸러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래야만 주도적인 학습 태도까지 이끌어 낼 수 있다.
오는 16일 오전 10시30분 압구정 JJ클럽에서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인터넷에 빠진 아이를 공부가 즐거운 아이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강좌가 열린다. 이 강좌에서는 놀이미디어센터 권장희 소장이 인터넷과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의 심리적 분석을 통해 원인을 알아보고 지도방법을 설명한다. 권 소장은 “공부할 수 있는 아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부모의 몫”이라며 “통제력과 선별력을 길러줌으로써 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아이로 키워내야 한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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