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갸날픈"체구 56kg…내뿜은 괴력 132.5+155kg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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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바르셀로나=특별취재단】『무게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전병관(전병관·해태)이 세계를 드는 순간 올림픽 역도 경기장은 「코레아」물결로 환호를 이뤘다.
긴장과 흥분, 환호와 침묵이 엇갈린 2시간여의 파베요넬에 스파냐인 두스트리알 체육관. 혼자 남은 전병관이 용상 1차 시기에서 1백만kg을 번쩍 들었다.
전병관으로서는 서울올림픽의 한(한)을 푸는 순간이었으며, 한국 교민들로서는 긍지·희열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날 56kg급 경기는 예상대로 전병관과 류슈빈의 한판 대결로 압축됐다.
전은 인상 2차 시기에서 1백30kg을 들어올려 류슈빈의 1차시기 기록과 타이를 마크한 후 3차 시기에서 1백32.5kg마저 거뜬치 성공, 메달 획득에 청신호를 던졌다.
당황한 류슈빈은 평소 용상에서의 열세를 감안, 2차시기에 5kg이나 더 늘려 1백35kg에 도전했다.
그러나 류슈빈은 안간힘을 쓰고도 두 번이나 실패, 고개를 떨군 채 물러났다.
용상에서 월등치 앞서는 전병관이 사실상 금을 움켜쥔 것이나 다름없는 순간이었다.
용상에 나선 류슈빈은 2차 시기에서 1백47.5kg에 성공했으나 1백52.5kg에는 실패했다.
1백55kg에 도전장을 던진 전은 짧은 침묵을 깨고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바벨을 번쩍 들어 올렸다.
성공을 알리는 흰색 불빛이 켜지자 작은 거인 건병관은 오른손을 번쩍 치켜들며 관중들의 환호에 답례했다.
○…이날 전병관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역도인 출신 김성집(김성집) 한국대표 단장은 『한국역도 44년의 한을 어린 네가 풀었다』며 한동안 전병관을 끌어안고 눈물.
김성집 단장은 한국역도 1세대로서 48년 런던, 52년 헬싱키 올림픽에 잇따라 출전해 연속 두개의 동메달을 따냈으나 한국 역도는 그 후 44년동안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한채동·은메달만 추가하는데 그쳤기 때문.

< "3억 값어치도 넘어">
○…이날 전병관의 금메달 획득 후 그간 역도 연맹을 지원해 온 박건배(박건배) 해태그룹회장은 『지난해 세계 선수권에서 병관이가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을 때 너무도 기분이 좋아 다소는 즉흥적인 기분에서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에게 1억원의 포상금을 주겠다」고 한 것은 사실이나 오늘 병관이의 금메달은 1억원 아니라 2억∼3억원의 값어치도 넘는다』며 귀국 후 약속했던 1억원의 포상금 지급을 거듭 약속.

< 연금 총계 월백 35만원 >
○…지금까지 매월 75만원의 연금을 받아오던 전병관은 이번 올림픽 금메달로 60만원을 추가, 월 1백 35만원을 받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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