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지로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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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21면

시·군·구별로 매달 발간되는 반상회보가 관보티를 벗고 지역 생활 정보지로 변신, 시민들의 눈길을 모아가고 있다.
27일 반상회의 날을 맞아 서울시내 가정에 배포된 반상회보는 행정 홍보 일색의 딱딱한 지면에서 벗어나 미담 사례, 생활·건강 상식, 지역문화재 소개 등 다채로운 내용을 곁들여 신선감을 주었다.
구청마다 아이디어 경쟁을 벌여 낱말 맞추기 퀴즈를 싣고 당첨자에게 상품을 주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주민이 그린 삽화 등을 싣는 등 반상회보가 주민들에게 읽을거리가 되면서 민관 교량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반상회보가 구각을 벗기 시작한 것은 올 2월부터.
76년 첫 호를 낸 이래 지면이 줄곧 캠페인·공지사항 중심으로 만들어져 주민들이 외면해왔다는 지적에 따라 대신 지방 자치 시대에 걸맞은 내용과 실생활과 밀접한 소식 등을 크게 늘렸다.
이와 함께 회보크기도 일제히 타블로이드 판에서 4·6배판(A4크기)으로 줄여 지루한 감을 덜게 했고 또 그 팀과 삽화를 많이 넣어 읽는 회보에서 보는 회보로 제작방향을 전환, 주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냈다.
용산구청이 발행하는 「용산구소식」의 경우 2월부터 한달간의 구청소식 외에 구인·구직코너, 이동 도서관 안내, 건강 수첩란을 담고 있으며 여타 구청과 달리 단답형 퀴즈난도 만들어 인기를 끌고있다.
이 소식지는 또 대학생 등 지역주민 3명을 삽화가로 공모, 7월호에 처음으로 한편을 실어 주민과 호흡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 특징.
또 「중랑구소식」은 동사무소별 미담사례를 담은 우리동네 소식란과 교양강좌인 바른말 고운말, 건강 만세란 등을 전체지면의 4분의1에 걸쳐 싣고있고 「종로구소식」은 지역특성을 최대한 살린 동명연혁과 문화재 순례란을 두고있다.
이밖에 강남구청은 제호를 최근 「반상회소식」에서 「강남구소식」으로 바꾸었고 노원구는 구의회 의결사항을 담은 의사봉란을 싣는 등 보다 친근하게 주민들에게 구정과 생활소식을 알리려는 아이디어들이 봇물을 이룬다.
그러나 이처럼 변신한 반상회보가 대선이 임박해지면 또 표변하는게 아니냐는 염려의 시각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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