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승리의 역사가 아닌가 생각한다."(이재정 통일부 장관)
"소박하게 시작해 앞으로 좋은 일을 많이 만들자." (권호웅 북한 내각 책임 참사)
56년 만에 뚫린 남북 간 철길을 달리게 된 감격은 남이나 북이나 마찬가지인 듯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열차 시험운행을 바라보는 온도 차도 분명히 존재했다. 경의선 열차 시험운행에 참석한 남북한 대표 간에 오간 대화가 그랬다.
?문산역 환담실에서
▶이 장관=어제 비가 많이 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늘 맑고 찬란한 아침이 돼서 고맙다. 56년간 묵은 때를 벗겨내기 위해 물청소를 세게 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권 참사=금강산(동해선)은 아직도 물청소를 하는 것 같다.
▶이=오늘 힘을 모아 서로 하나가 될 수 있는 길을 만든 것은 남북이 함께 이뤄낸 위대한 승리의 역사라 생각한다. 정말 축하한다.
▶권=아직까지 위대하다는 말을 붙이지 마시라.
▶이=시작이 위대하다는 것이다.
▶박경철 북한 민족화해협의회 부회장=권 참사의 말씀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경의선 열차 안에서 마주보고 앉아
▶이=정세현 전 장관은 평양에 가셨다. 전직 장관 중 정동영 전 장관은 본인이 희망했지만 대선에 관련된 분이라 뺐다.
▶권=법적으로 그렇게 돼 있느냐.
▶이=그런 게 아니다. 한명숙 전 총리도 고향이 평북인데 대선 후보라 빠졌다.
(군사분계선을 지날 때쯤 이 장관이 일어나 남측 내빈들과 악수하기 시작했다. 남측 내빈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를 부르자 권 단장은 차창 밖만 응시했다.)
공동취재단, 정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