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김경태 3연속 우승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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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김경태가 13번 홀에서 퍼팅을 준비하고 있다. [KPGA 제공]

'괴물 신인' 김경태(신한은행)는 예상보다 더 강했다. 김경태는 긴 코스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데뷔 후 3연속 우승의 시동을 걸었다.

김경태는 17일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동코스에서 벌어진 KPGA 투어 XCANVAS 오픈 첫날 2언더파 70타를 쳤다. 3언더파 공동 선두 배상문(캘러웨이).이원준에 1타 차 3위다.

대회를 앞두고 "김경태의 3연승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코스 전장이 KPGA 투어 사상 가장 긴 7548야드(종전 7490야드)나 됐기 때문이다. 내리막 홀이 몇 개 있지만 샷 거리가 짧은 선수에게는 부담스러운 홀이 수두룩하다. 미국 PGA 투어에서도 이렇게 긴 코스는 흔치 않다.

관계자들은 샷 거리가 긴 편이 아닌 김경태에게는 맞지 않는 코스라고 봤다. 그린이 딱딱하고 바람까지 불어 단타자들은 더 불리했다. 김경태는 그러나 버디를 5개(보기 3)나 잡아냈다. 그린을 놓친 홀에서는 어프로치샷을 홀 바로 옆에 붙여 파를 했고, 그린에 올리면 버디퍼트를 성공시켰다. 후반 9홀에서의 퍼트 수는 10개에 불과했다.

김경태는 "거리가 길고 페어웨이가 좁아 부담이 됐으나 쇼트게임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며 "비가 온다고 예고된 2라운드에서도 좋은 성적을 낸다면 우승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더파를 친 6명 중 김경태를 제외하곤 모두 드라이버로 300야드씩을 치는 장타자였다.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315야드쯤"이라는 호주 교포 이원준(22)은 한국계 선수 중 가장 샷거리가 길고, 배상문(21)은 국내 투어 최장타자다.

한편, 1999년 US 아마추어대회 준우승에 이어 2000년 마스터스대회에 국내 아마추어 선수로는 최초로 출전했던 김성윤(25.KTF)이 1언더파 4위에 올랐다. 김성윤은 2002년 팔꿈치 부상과 군입대로 클럽을 놓았다가 지난해 2부 투어 상금순위 8위로 투어 카드를 얻어 재기에 성공했다.

용인=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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