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벨 체코대통령 사임/슬로바키아 주권선언… 연방분리 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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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라하 AP·AFP=연합】 바츨라프 하벨 체코슬로바키아대통령(55)은 17일 슬로바키아공화국 민족평의회가 주권선언을 채택,연방으로부터의 분리독립 절차에 착수함에 따라 오는 20일자로 연방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벨대통령은 슬로바키아공화국 민족평의회가 주권선언을 채택한 직후 연방의회에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이어 이날 저녁 TV연설을 통해 『연방붕괴라는 역사적 변화에 제동을 거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5일이 임기만료인 하벨대통령의 조기사임 가능성은 예견되어 왔으나 그의 사임은 공산정권 붕괴후 인도주의적·도덕적 정치를 통해 연방체제를 유지하려던 그의 계획이 분리독립을 원하는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민족주의에 의해 좌절됐음을 시인한 것이다.
한편 슬로바키아공화국 민족평의회는 이날 1백50명의 의원중 1백47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권선언 채택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백13,반대 24,기권 10표의 압도적 지지로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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