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상업위성 수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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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이 상업위성 판매 국가 대열에 정식으로 참여했다. 14일 칭하이(靑海)성 시창(西昌) 발사기지에서 나이지리아 통신위성 1호를 성공적으로 쏘아 올린 것이다.

시창 기지의 리상푸(李尙福) 주임은 이날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이지리아 통신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함으로써 중국은 처음으로 위성 수출국이 됐다"고 말했다.

중국은 1970년 4월 24일 주취안(酒泉) 기지에서 첫 통신위성 둥팡훙(東方紅) 1호를 발사한 이래 지금까지 모두 94차례 각종 위성을 쏘아 올렸다. 중국이 처음으로 외국의 위성 발사를 위탁받은 것은 1990년. 그 후 지금까지 모두 28개의 다른 나라 위성이 중국산 로켓에 실려 대기권 밖으로 솟아올랐다.

그러나 이번에는 외국산 위성을 위탁받아 쏜 것이 아니다. 제3세대 통신방송기술로 제작된 중국산 통신위성을 발사했다. 요컨대 통신위성의 제작과 발사를 모두 중국이 제공한 것이다. 중국이 상업위성 시장 진입을 선언한 이유다.

기지의 리 주임은 "중국산 통신위성의 기술력은 국제수준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며 "위성 제작 기간도 중국은 24개월에 불과한 반면 선진국은 평균 29개월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리 주임은 이어 "시창 기지는 국제표준화기구(ISO) 9001 국제질량관리 검측시스템을 통과한 세계적인 발사기지"라고 강조했다.

중국 우주항공당국은 위성 구입 고객에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리 주임은 "고객을 위한 위성의 제작.발사는 물론 수명이 다할 때까지 위성을 조작해 주는 '평생 관리', 해당 국가의 기술 인력에 대한 위탁교육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일괄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위성 기술이 낙후한 국가들, 특히 아프리카 및 중남미의 상당수 국가가 대거 중국의 위성 시장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있다.

중국 항공우주국 관계자는 "벌써 베네수엘라와 통신위성의 생산 및 발사 계약을 했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중국산 베네수엘라 통신위성이 우주로 날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나이지리아 통신위성공사의 잉거 루파 수석 집행관은 "14일 성공한 위성의 생산 및 발사는 중국과 아프리카 간 우주항공산업 협력시대를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많은 아프리카 국가가 중국과 위성 생산 및 발사 계약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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