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오늘날 많은 여성들이 사회로 진출해 직업 갖기를 원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있다.
전문 분야든 아니든 강한 의욕으로 주어진 일터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많은 여성들을 일터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
한 가정의 경제 또 국가의 경제에 이들 여성들의 힘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으리라.
나도 그중 한 사람으로서 친구의 도움으로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제약공단 산업근로자로 일한 지 어느덧 2개월이다.
처음에는 긴장된 직장에서의 일과와 안정되지 못한 가정생활이 무척이나 힘들어 정신 없이 바쁘게 지나가는 하루 하루의 연속이었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 나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강한 배움에의 욕심으로 여러 곳에 발을 들여놓았었다. 그러나 가정을 꾸려가야 하는 주부로서의 역할이 우선이다 보니 갖가지 어려움으로 몇 차례고 실망만 가슴에 안고 되돌아 설 수밖에 없었다.
가정일과 직장 일을 병행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려는 생각이다. 또 열심히 하면 어떠한 일도 감당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직장에서도 2,3년 전만 해도 주부라고 하면 고개를 흔들며 냉정히 거절했고, 그런 사회를 향해 불평과 원망의 소리를 높이던 나였다. 그러나 인력난이 심각한 지금은 오히려 안정된 기혼여성을 더 좋아한다. 지금 이곳에도 많은 기혼여성들이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있다.
그 중에는 가정과 직장의 일이 주는 2중의 피곤에도 아랑곳 않고 단 10분도 허비하지 않겠다며 휴식시간에 열심히 책을 읽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그들의 앞날과 이 나라의 앞날은 분명 밝으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계속되는 무더위 속에서도 송글송글 이마에 맺히는 땀방울을 훔치며 환한 얼굴로 열심히 온 몸을 움직이는 전국의 산업체 여성근로자에게 큰 위로와 힘찬 박수를 보낸다.

<경기도 평택군 안중면 현화5리 해동연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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