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의 뮌헨 나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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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호화판 전용비행기에 최신형 리무진, 일거수일투족을 보호하는 수십명의 건장한 경호원, 선택된 일부 팬들과 사전 예약된 소수 보도진의 접근만을 선심이나 쓰듯 허락하는 철저한 폐쇄성, 대통령의 행차를 무색케 하는 슈퍼스타 마이클 잭슨의 나들이 모습이다. 독성이 강한 약물을 써 곱게 펴낸 재생성 머리카락에다가 백인처럼 표백한 피부, 거듭된 성형수술로 상실한 본래의 얼굴 등은 인기를 위해 기꺼이 내던진 흑인의 자존심. 어쨌거나 그의 강력한 비트는 미국을 울리고 유럽을 들뜨게 하며, 리듬에 배고픈 검은머리 동양소녀들의 가슴에 방망이 같은 울림을 전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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