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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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얼마 전 아이가 다니는 국민학교에서「알뜰 시장」을 연다고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이나 옷가지 등을 가져오라고 했다. 집안정리도 할 겸 챙긴 옷이 다섯 벌이었다. 깨끗이 빨아 옷걸이에 걸어서 옷과 함께 아이가 어릴 때 보던 동화책도 같이 보냈다.
알뜰 시장이 열리던 날 별 기대도 없이 학교에 갔더니 각 반에서 모인 옷·학용품·책·가전제품을 엄마들이 팔고 있었는데 예상외로 쓸만한 물건이 많은걸 보고 놀랐다. 나도 1백 원짜리 운동화와 이 아이가 평소 쓰고싶어하던 밀짚모자를 1백 원에 구입했다.
나에게는 필요치 않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요긴하게 쓰일 물건들이 정말 많았다. 알뜰 시장에서 서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거나 아주 싼값에 사들이는 엄마들의 표정도 밝았다. 또 물건을 사고 파는 엄마들의 모습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절약하는 습성을 기르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어쩌다 한번 열리는 이런 알뜰 시장이 좀더 자주, 그리고 각급 학교에서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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