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금연 15현 가야금」 첫 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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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70년대까지 우리 가야금의 최고 명인으로 꼽치는 고 성금연(무형문화재 23호)의 15현 가야금 창작곡들이 그의 딸이자 후계자인 지성자씨(47)에 의해 최초로 공식무대에서 연주된다.
성금연명인의 6주기를 맞아 7월3일 오후8시 예음흘에서 열리는 「성금연 15현가야금 창작곡 연주회」는 고인의 창작곡을 20여년만에 처음 공연한다는 의미와 함께 고인이 직접 개발한 「15현 가야금」의 실연을 보게된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되고 있다. 50년대부터 가야금 산조의 독보적인 계승자로 명성을 날린 성금연 명인은 가야금 산조를 국악의 꽃으로 만든 장본인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60년대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도 격찬받았었다.
「성금연류 가야금산조」는 장단의 변화가 심하고 섬세한 터치와 애조 띤 계면조 선율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특히 그의 15현 가야금 곡은 종래의 12현 곡들보다 화려한 선율과 경기민요적인 생기발랄함을 띠고 있어 가야금의 개량·발전과 현대적인 창작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작품들로 꼽힌다.
15현 가야금곡은 전통적인 가야금 산조 형식을 계승하면서 15현을 모두 고르게 사용하는 풍부한 선율로 국악의 전통을 잇기에 손색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성금연 명인이 70년대초 도미한 이래 비공식적으로만 알려졌던 작품인 『춘몽』『향수』『새가락 별곡』『흥』등이 이번 공연에서 연주된다.
또 지난86년 작고 직전 성명인이 마지막으로 선보였던 판소리 남도 가락을 바탕으로 한 창작곡 『눈물이 진주라면』과 지씨가 15현 가야금곡으로 개작한 『살풀이』도 선보인다.
고인과 민속악의 대가 고 지영희선생(무형문화재 52호)의 장녀인 지성자씨는 69년부터 일본에 거주하면서 해외에서 연주활동을 더욱 많이 한 어머니이자 스승인 성금연의 음악을 이어 받아왔다. 현재 귀국해 서울예전 등에서 가야금을 가르치고 있은 지씨는 70년대 이후 하와이에 거주하던 성명인으로부터 배워 사멸할 위기에 있었던 「성금연류 가야금」을 계승할 유일한 연주인으로 꼽힌다. <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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