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컴 의학정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사람들이 자기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건강에 대한 정보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요즈음 신문·텔리비전 등 매스컴은 의학에 대한 프로그램을 많이 다루고 있다.
옛날엔 이런 정보는 특수한 상황의 폐쇄적 통로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었는데 이젠 매스미디어를 통해 대중화되어가고 있다. 그런 만큼 그 영향력은 대단한 파급 효과를 갖게 된다. 영향력이 큰 만큼 그 정보를 방출하는 미디어쪽에서나 정보를 제공하는 의료인 입장에서 모두 매우 신중하고 조심성있게 다뤄야 할 것이다.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증상과 똑같더군요. 혹시 ○○병이 아닌지요….』『…○○병에는○○약이 좋다고 하던데…』 등 환자가 자기 병에 대한 자가진단을 하고 의사에게 확인하려는 경우를 종종 겪게 되는데 이런 경우 그 엉뚱한 의학상식은 대부분 매스컴을 통해 얻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의학상식·건강정보를 대중에게 알려주고 계몽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면 그 내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여과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그 정보가 센세이셔널해야만 기삿거리가 된다는 매스컴의 속성 때문에 일반사람들이 몰라도 될 지식들도 과장되게 표현되어 전달되기도 하고 지나치게 충격적인 소재를 다뤄 오히려 병에 대한 불필요한 공포심·신경과민을 일으키게 되는 경우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매스컴은 어떤 사물을 객관적으로 다뤄야 하며 때로는 침착한 자제력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술잔을 돌리면 간염에 걸립니다』하는 표현과 『간염 보균자가 많으니 술잔돌리기를 삼갑시다』라는 표현은 내용은 비슷할지 몰라도 전달되는 효과는 엄청나게 다르다. 전자가 훨씬 기사로서는 센세이셔널한 효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후자와 같은 내용이 휠씬 객관적이고 계몽적이라 할 수 있다.
매스컴이 다뤄야하는 의학·건강정보는 어디까지나 예방적 측면·계몽의 범위에서 다뤄야하며 지나치게 어떤 부분을 과장하거나 흥미위주여서는 안되겠다.
다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줌으로써 의사·환자가 합리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주는 역할로서만 매스컴의 기능을 다했으면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