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기본조약 확정/양국 외무회담/우방국으로 협력 명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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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러,한국전쟁 참전 공식확인 방침
【모스크바=공동취재반】 러시아를 방문중인 이상옥외무장관은 안드레이 코지레프 러시아외무장관과 29일 오전(한국시간 29일 오후) 러시아외무성에서 한·러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양국간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문안을 확정하고 오는 9월 옐친대통령 방한시 양국정상간에 직접 서명키로 합의했다.
전문과 본문 14조로 구성된 기본조약은 양국이 「우방국으로서 영속적인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킨다」(제1조)고 규정하고 「양국 공통의 역사에 있었던 불행한 시대의 결과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노력키로」했다. 이 조약은 「양국간 무력위협과 무력행사를 금지하고 모든 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경제·산업·무역·투자·과학기술·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키 위해 관련협정체결을 조속히 추진」토록 하고 있다.
한·러 외무장관은 또 오는 9월 중순으로 예정된 옐친대통령의 방한이 양국관계 심화에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옐친대통령 방한때 국회연설을 추진키로 했다.
러시아측은 또 옐친대통령 방한을 즈음해 기본조약 전문의 「불행한 과거극복노력」차원에서 한국전쟁에 있어 구소련군의 참전사실과 김일성·스탈린의 공모여부를 공식확인해주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이날 합의된 한·러 기본조약과 관련,『한·러기본조약으로 북한·러간의 상호우호원조조약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며 『조만간 러시아측이 이의 개정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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