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추락'…미국 쌍둥이 적자로 유로대비 사상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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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및 재정적자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계속 떨어져 런던시장에서 16일(현지 시간) 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는 이날 런던 외환시장에서 장중 유로당 1.2363달러까지 떨어져 출범 5년째를 맞는 유로화에 대해 사상 최저수준으로 추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프랑크푸르트 시장에서도 오전 중 유로당 1.2361달러에 거래가 형성되다 오후 들어 1.2339달러로 소폭 올랐다. 뉴욕시장에서도 오전 한때 유로당 1.2362달러까지 하락하다 1.233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미국이 세계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약세 기조를 보이고 있는 달러화 가치가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이상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11월 금융시장 최신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미국이 외국인 투자유치에 더욱 의존하도록 만든다"면서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들이 호전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달러화 가치가 더 하락할 필요가 있다는 시장의 인식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7일자 칼럼에서 "달러 약세가 질서있게 진행됐다"는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의 지난 주말 발언에 대해 "미국 기준으로는 달러가 질서있게 절하됐을지 몰라도 유럽 등 그 밖의 나라는 그렇지 못하다"며 세계경제에 미치는 달러 약세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달러화는 지난해 1월말 이후로 호주달러 대비 31%, 유로 대비 30%, 일본 엔화 대비 19% 절하됐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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