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스위스 수출 다음주께 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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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처음으로 국산 쌀의 해외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본지 5월 8일자 1면.사진>

농림부 관계자는 8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농산영농조합이 친환경 쌀 200t을 스위스에 수출하겠다는 계획서를 냈다"며 "내부 검토를 거쳐 다음주께 승인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4~5개 업체가 문의 형식으로 쌀 수출 의사를 타진해 왔으나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승인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농림부는 이날 국정 브리핑에 "중앙일보 보도를 수용한다"며 "관련 규정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쌀 수출 자격이나 절차를 담은 고시도 새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최도일 농림부 식량정책국장은 "쌀을 수출할 경우 대외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재정경제부.외교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덕양농산에 대해 쌀 수출 추천서를 내주는 방향으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양곡관리법은 쌀 수출 때 반드시 농림부 장관의 추천서를 받도록 하고 있다. 스위스에 쌀 수출을 추진해온 덕양농산은 올 1월 농림부에 장관 추천서를 내달라고 요청했으나 농림부는 5개월째 답을 주지 않았다.

현재 덕양농산 외에 유럽과 중국 등지에 쌀 수출을 추진 중인 업체가 많아 수출 길이 열리면 국산 쌀이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999년 쌀 시장을 연 일본의 경우 곧바로 고품질 쌀 개발에 나서 2004년엔 1300만 달러어치를 미국과 중국에 수출했다. 그것도 포대당 80만~100만원이라는 비싼 값을 받았다. 일본 쌀 품종 '고시히카리'는 국내에서도 암시장이 형성될 정도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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