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한국PC통신 『난초에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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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겨울은 물론 무더위·장마철에도 봉사할 수 있는 사계절 산타가 됩시다.」
고아 등 불우환경에 처한 소년소녀들을 대상으로 전문봉사활동을 펴고있는 KORTEL(한국PC통신의 정보통신서비스)의 PC통신모임 「난초에 사랑」의 슬로건이다. 부모가 없거나 버림받은 청소년들을 모두 청초한 난초로 생각, 사랑을 베풀자는 뜻에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모임이 정식으로 발족된 것은 지난 89년10월로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사라씨(27·서울 이태원2동 (746)0586) 등 8명이 조직했다.
현재 회원은 회장단 6명을 비롯, 총 50명 정도로 비교적 단촐한 편이다.
이 모임이 그 동안 집중적으로 봉사해온 곳은 서울 천호동의 M보육원(약 1백50명)과 남영동의 모 보육원 등 두 곳이다.
회원들은 매월 두 번째 주 일요일을 택해 전 회원이 참석, 각종요리를 만들어주거나 비디오를 틀어주고 독서감상문을 발표하게 하거나 문화유적견학 등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이번 일요일(14일)은 공식활동을 시작한지 2백21번째.
이 활동을 위해 회원들이 PC화면으로 만나는 시간은 주로 오후 11시부터 새벽 2∼3시까지로 비교적 늦은 시간대다. 이는 회원들이 대부분 바쁜 직장업무로 초저녁시간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
대화내용은 모임의 성격상 원생들이 원하는 사항과 이들에 대한 복리후생 증진방법 등이다.
이밖에 매주 한번씩 만나 회원간 의견을 교환하며 원생들에게 보여줄 비디오를 선정하기도 한다.
봉사활동에 드는 비용은 전액 회원들이 마련하며 해마다 3∼4차례씩 일일찻집 등을 경영, 얻은 수입으로 충당하기도 한다.
이 회장은 『지난 91년 말 원생 1명이 독립해 취직, 월급을 받고 나서 2만원을 가지고 온 일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 했다.
이밖에 이 모임은 원생 2명을 대학에 진학시켜 졸업까지 시킨 일을 가장 큰 보람으로 꼽는다. 봉사활동을 개인에 대한 명예나 과시용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은 철저히 배제하기 때문에 가입조건도 까다로워 20세 이상으로 전화인터뷰 및 자신의 소개서를 평가, 회장단의 면접까지 치르고 난 뒤 각서를 받아 결정한다.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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