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오리 먹어도 되나] 가공 육류는 문제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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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알려진 조류독감의 전파 경로는 청둥오리→닭.오리→사람이다. 홍콩 조류독감은 1종 가축전염병이기 때문에 조류끼리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 닭끼리는 배설물.공기.물.침방울 등에 의해 옮기며 감염되면 80% 이상이 죽는다. 오리는 감염되더라도 죽지는 않고 바이러스만 보유한다.

대부분의 홍콩 조류독감은 동물끼리 감염되지만 일부 변종은 사람에게 옮긴다. 1997년 조류독감이 홍콩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18명만 감염됐다. 감염되면 치사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당시 홍콩에서는 6명(치사율 30%)이 사망했다.

국립보건원 김문식 원장은 "홍콩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충북 음성에서도 보건원이 닭.오리농장 관련자 2백여명에 대해 추적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감염자는 없다. 그러나 잠복기가 4~5일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 보건원 전병율 방역과장은 "걸리더라도 초기 감기 증세가 있을 때 치료받으면 간기능 악화, 심부전 등의 합병증을 막아 사망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 당국은 또 시중에 유통 중인 닭이나 오리를 먹어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물론 이론적으로 홍콩 조류독감에 감염된 닭에서 바이러스가 옮을 수는 있다. 하지만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닭이나 오리고기 등 가공 육류에 의해 전파될 확률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가공육에 의해 사람이 감염된 경우는 없다. 게다가 65도 이상의 열을 가하면 바이러스는 죽기 때문에 별로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얘기다. 그래도 의심이 간다면 닭을 요리한 뒤 손이나 도마, 칼을 깨끗이 씻으면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 현재 음성 일대에서 닭이나 계란의 반출은 금지돼 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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