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거부 않는 인술에 고마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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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여덟살 된 아이를 둔 직장여성이다. 최근 아이가 아파 병원을 찾으며 손님을 맞는 태도가 전혀 다른 두 병원을 경험했다.
코가 답답해 숨쉬기가 어렵다는 연락을 받고 퇴근 후 부랴부랴 병원을 찾은 것이 오후6시30분쯤. 첫 번째 찾은 병원 문 앞에 쓰인 「진료는 오후 7시까지」라는 문구를 스쳐보며 병원 문을 들어설 때까지는 신문지상에서나 읽어본 진료거부(정확히는 창구접수거부)를 내가 당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창구 간호원에게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이 시간에 아이를 데려올 수밖에 없었다』며 접수부탁을 했더니 『직장에 다니면 이 시간에 우리가 피곤한 줄도 잘 알지 않느냐』며 신경질을 내는 것이었다.
화가 나서 인근의 다른 병원을 찾아갔다. 그때가 7시쯤이었는데 이 병원에서는 아주 친절하게 진료를 해주었다. 나오는 길에 이 병원의 입구를 보니 아까 불친절했던 병원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게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다.
「학생·직장인들을 위해 오후 7시 이후의 진료는 예약전화를 받습니다」.
단 한 줄의 이 글로 불쾌해진 기분이 가셔지며 병원도 병원 나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혜영<서울 구로구 시흥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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