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제목 달 때 단어선택 신중을|전과자·빚쟁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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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난달 28일자 중앙일보 사회면에 실린「주민등록증 분실 조심」기사의『전과자·빚쟁이 됩니다』라는 제목은 틀린 것이다.
제목으로 봐서는『주민등록증을 잃으면 그 분실된 주민등록증을 습득자가 악용해 선의의 피해자가 된다』는 뜻인 것 같은데「전과자」가 되는건 이해가 된다 치더라도「빚쟁이」가 된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접미사 「-쟁이」는 「명사에 붙어 그 명사의 속성을 많이 가지거나, 또는 그 명사의 일을 행동으로 곧잘 하거나 나타내는 사람을 흔하게 이르는 말」이어서 거짓말쟁이·겁쟁이·무식쟁이 등으로 쓰이지만「빚쟁이」의 경우는「빚을 가진 사람」인 채무자라는 뜻이 아닌 채권자, 곧「빚을 준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채무자를 이르는 말로는「빚꾸러기」가 있다.
그러므로 이 제목은 『전과자·빚꾸러기 됩니다』가 옳다.
물론 늘어난 지면 때문에 다루는 활자도 더 많아지는 등 어려운 점도 많겠지만 중앙일보는 우리 문자생활의 가장 첨예한 지점에 서 있다는 점을 자각하고 올바른 우리말을 갈고 닦는데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 <이진원(부산시 동래구 수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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