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중풍에 걸리자 6개월간 설탕물 먹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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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폭력, 이에 대한 아내의 앙갚음…. 지난 1일 SBS '긴급출동 SOS24'의 '아내의 복수, 설탕물 학대'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긴급출동 SOS24'는 남편이 중풍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자 6개월째 설탕물만 먹인 아내의 사연을 방송했다. 앙상하게 뼈만 남은 남편은 아내에게 "밥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아내는 들은 척도 안하고 수개월 째 설탕물만 먹였다. 과연 아내가 잘못한 것일까.

사연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내는 남편이 중풍에 걸려 거동이 불편해지기 전까지 폭력에 시달렸었다. 장성한 아들 조차 아버지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웠다고 말할 정도다. 아내는 "내가 많이 맞고 살았는데 남편이 쓰러질 때만 해도 이렇게 하지 않았다"며 "미안했다는 소리가 듣고 싶었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방송 말미엔 남편을 병원으로 옮겨 치료하는 모습으로 막을 내렸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는 장면이다. 그러나 방송이 끝난 후 시청자들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이 지경까지 내버려 둔 주위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폭력의 끝은 설탕물의 보복이다" "아무리 그래도 남편을 고문한 것은 잘못된 일이다"는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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